#6 이야기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안녕하세요! 팀 벨라도나 개발일지 여섯 번째 이야기입니다.
이번 주는 배틀 카메라 구도를 새롭게 잡고, 본격적인 컷신 작업에 돌입했습니다. 전체 개발 방향의 큰 틀은 예전부터 염두에 두고 있던 방향을 골조로,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어요.
챕터를 하나의 액트로 나누고, 액트를 다시 여러 개의 테이크로 세분화해 하나씩 구현해가며 필요한 부분을 그때그때 채워나가는 방식입니다. 시연용 빌드의 테이크는 총 8개로 정의했어요. 판테라가 시나리오 스키매틱을 채워나가고, 효니가 부족한 UI와 애니메이션, 이미지, 이펙트 등을 채우는 방식으로 역할을 나눠 달리고 있습니다. 큰 덩어리를 잘게 쪼개고, 각자의 자리에서 하나씩 채워나가는 것. 지금 저희가 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효니: 화면을 채우는 일
이번 주는 배틀 UI의 위치를 구상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필요한 캐릭터 이미지를 추가로 그리는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판테라가 배틀 UI를 조정하면서 카메라 위치를 다시 잡아줬는데, 이를 기반으로 어떤 이미지가 어느 위치에 필요한지를 파악하고 추가 작업을 이어나갈 수 있었어요. 카메라 구도 하나가 달라지니 필요한 리소스의 구성도 함께 달라지는 경험이었는데, 이런 식으로 서로의 작업이 맞물려 돌아가는 느낌이 요즘 들어 더욱 선명하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솔직히 이번 주에 가장 놀랐던 건 테이크 하나하나의 구현 속도였어요.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이 되더라고요. 이래서 프레임워크를 써야 하는구나 싶을 정도로, 작업에 속도가 붙는 게 신기하면서도 반가웠습니다. 기반이 잘 갖춰져 있으니 그 위에 콘텐츠를 얹는 속도가 이렇게 달라지는구나 하고 실감한 한 주였어요.
이펙트 관련 작업도 진행했습니다. Feel 에셋을 도입하고, 이것을 관리하는 이펙트 매니저를 캐릭터 프리팹마다 붙이는 작업을 했어요. 다양한 효과들이 내장되어 있어서, 이후 스키매틱에서 호출만 하면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구조가 갖춰졌습니다. 폴리싱 단계에서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그리고 이번 주에는 새롭게 등장할 NPC이자 앤의 오빠인 노아의 스탠딩 이미지 9장도 작업했습니다. 앤에 이어 노아까지 화면 안에서 제대로 된 모습을 갖추게 되니, 두 남매의 이야기가 점점 실체를 갖춰가는 느낌이에요. 9가지 표정과 포즈를 그리면서 노아라는 캐릭터의 성격이 손끝에서 조금씩 더 선명해지는 것 같아서, 작업 내내 꽤 즐거웠습니다.

판테라: 앤이라면 어떤 말을 했을까
배틀 UI의 카메라 구도를 다시 정리하고, 본격적인 테이크 작업에 돌입했습니다.
ORK 프레임워크 위에 올라간 앨스웨어의 뼈대를 수정하고 살을 붙이는 것은 처음부터 만드는 것보다 난이도가 확실히 낮은 영역입니다. 덕분에 이번 주는 구현보다 전체적인 게임 기획과 시나리오에 집중할 수 있었어요.

다만 테이크를 작업하면서 예상치 못한 구조 변경이 하나 생겼습니다. 원래는 스파인 컴포넌트를 월드용과 배틀용으로 나눠 생각하고 있었는데, 막상 작업해보니 배틀용으로 구현한 애니메이션을 월드 파트에서 쓰는 경우가 생각보다 훨씬 많더라고요. 곰곰이 생각해보니 컴포넌트의 구분 기준 자체가 잘못됐던 겁니다. 월드/배틀이 아니라, 사용자 입력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동 컴포넌트와 스파인으로 구현된 모든 종류의 커스텀 애니메이션 컴포넌트로 나눠야 한다는 걸 깨달았어요. 결국 전반적인 구현 내용을 뒤집고 처음부터 두 개의 스크립트를 다시 작성했습니다. 돌아가는 길이었지만, 구조가 훨씬 깔끔하게 정리됐습니다.

시나리오 작업에서는 "내가 만약 앤이었다면 어떤 말을 했을까"를 끊임없이 떠올리며 연출 스키매틱을 작성하는 나날을 보냈습니다. 첫 번째 챕터는 특히 고민이 많았어요. 게임의 메커니즘, 남매의 우애, 앤과 노아의 성격, 그리고 세계관까지. 이 모든 것을 나레이션 없이 오직 대사와 행동만으로 보여주려면 테이크 하나하나에 담기는 밀도가 달라져야 하거든요.
설명하지 않고 보여주는 것, 말로는 간단하지만 실제로 구현하려면 생각보다 훨씬 많은 고민이 필요한 작업입니다. 그 고민이 쌓일수록 앨스웨어가 더 단단해지는 것 같아서, 꽤 즐거운 시간이기도 합니다.

맺음말
현재는 테이크 1-2까지 작성이 완료된 상태입니다. 하루에 한 개에서 한 개 반 정도 속도로 진행 중인데, 이 속도라면 다음 주 중으로 빌드가 나오지 않을까 내심 기대하고 있어요. 물론 예상은 항상 빗나갈 수 있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만. (웃음)
이제 시스템적인 기본 뼈대는 갖춰진 상태고, 이펙트 폴리싱과 내부 콘텐츠를 채워나가는 단계에 본격 돌입했습니다. 처음 팀을 꾸렸을 때만 해도 막막하기만 했던 것들이 이제는 하나씩 눈앞에 실체로 나타나고 있어요. 시작할 때는 보이지 않던 빛이, 이제는 꽤 가까이 느껴지는 주였습니다.
앨스웨어, 거의 다 왔습니다. 다음 개발일지도 기대해 주세요. 😊
— 팀 벨라도나, 효니 & 판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