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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팀 벨라도나 개발일지 두 번째 이야기입니다.

지난 1장에서는 팀을 꾸리고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이것저것 뚝딱거린 이야기를 했는데요, 이번 2장에서는 조금 더 진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팀의 구조가 바뀌었거든요.

사실 인디게임 개발에서 팀 구조가 흔들리는 건 드문 일이 아닙니다. 각자의 사정이 있고, 일정이 맞지 않는 경우도 생기고, 방향성이 달라지는 경우도 있죠. 저희도 그런 과정을 지나왔고, 그 끝에서 오히려 더 단단한 형태를 찾게 되었습니다.


팀 개편, 그리고 둘이서 달린다

팀 구성에 변화가 생겼습니다. 여러 사정이 겹쳐 팀원이 조정되었고, 지금은 효니와 판테라, 두 명이서 앨스웨어를 만들어 나가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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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걱정이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죠. 인원이 줄었다는 건 분명 부담이 커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니까요. 그런데 막상 둘이 붙어서 이야기를 나눠보니, 오히려 더 빠르게 치고 나갈 수 있겠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의사결정 라인이 짧아지고, 서로의 작업을 바로바로 확인하고 반응할 수 있는 구조가 되니까요.

효니는 아트와 기획을, 판테라는 개발과 기획을 맡아 각자의 영역에서 메인으로 움직이되, 기획이 필요한 순간에는 바로 모여서 빠르게 쏟아내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군더더기 없이, 빠르게.

그리고 저희는 목표를 하나 세웠습니다. 5월 초, 최초 빌드 완성. 달력에 날짜를 찍는 순간, 시계가 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막연한 "언젠가"가 아닌 구체적인 날짜가 생기니, 하루하루의 무게가 달라지더라고요.


효니: 악당들에게도 논리가 있다

이번에 캐릭터 정리에 많은 시간을 쏟았습니다.

1장에서 잠깐 소개했던 보스 캐릭터들, 기억하시나요? 로저, 앙코르, 하이도, 부키. 이 아이들이 그냥 "길막 나쁜 놈들"로 끝나면 재미가 없잖아요. 앤과 왜 부딪히는지, 어떤 방식으로 충돌하는지, 각자의 논리가 있어야 이야기가 살아납니다. 단순히 주인공 앞에 등장해서 쓰러지는 장치가 아니라, 그들 나름의 세계관과 신념이 있는 캐릭터들로 만들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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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번에는 캐릭터 소개 페이지를 직접 그리면서 각 캐릭터의 성격을 구체화하는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캐릭터를 그리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 아이의 이야기가 보이기 시작하는 순간이 있는데, 그게 참 재미있어요.

그중에서도 이번에 가장 공을 들인 건 앨스웨어의 왕입니다. 이 게임의 모든 것의 중심에 있는 존재죠. 판테라와 한참 이야기를 나눴는데, 지금 나온 통치자의 성격이 꽤 마음에 듭니다. 단순히 "나쁜 왕"이 아니라, 그가 왜 그런 선택을 해왔는지 내면의 논리가 점점 선명해지고 있어요. 이 캐릭터를 중심으로 앨스웨어의 악이 뻗어나가는 그림이 조금씩 완성되어 가고 있습니다.

캐릭터와 캐릭터성이 아직 완전히 대응되지는 않았지만, 방향은 잡혔습니다. 앤은 이 모든 것을 어떻게 헤쳐나갈까요? 저도 궁금합니다. 😁


판테라: 혼자 하던 프로젝트에서 팀으로

저는 원래 혼자서 진행하던 프로젝트가 있었습니다. 그러다 이번에 팀 벨라도나에 합류하게 되었어요.

계기는 단순했습니다. 효니가 작업하고 있는 것들을 보는데, 혼자 할 때보다 훨씬 더 큰 시너지가 날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거든요. 아트와 개발이 각자의 자리에서 치고 나가면서, 필요할 때 빠르게 합치는 구조. 혼자 모든 걸 쥐고 가는 것보다 서로를 믿고 달리는 게 훨씬 멀리 갈 수 있다고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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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류하고 나서 가장 먼저 한 작업은 효니가 만들어둔 리소스에 Ork Framework 3를 붙이는 일이었습니다. 유니티 기반의 RPG 제작 프레임워크로, 전투 시스템이나 캐릭터 행동 흐름 등 RPG에 필요한 기능들을 구조적으로 다룰 수 있게 해주는 도구입니다.

효니가 스파인으로 만들어둔 앤의 스프라이트가 실제로 화면 위에서 어떻게 움직이는지, 전투가 어떤 흐름으로 돌아가는지 하나씩 붙여보기 시작했어요. 그림으로만 존재하던 앤이 화면 위를 걷기 시작하는 순간은 꽤 묘한 기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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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이 필요한 순간에는 둘이 바로 모여서 빠르게 쏟아내고 결정합니다. 아직 초기 단계라 모든 게 유동적이지만, 그 유동성이 오히려 자유롭게 느껴지기도 해요.


맺음말

빌드 날짜를 확정하고 나니 시간이 다르게 흘러가는 느낌입니다. 둘이서 시작한 만큼 해야 할 일들은 많지만, 오히려 그게 집중력을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캐릭터들의 이야기가 쌓이고, 코드가 붙고, 앤의 발걸음이 조금씩 화면 위를 걷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앨스웨어의 세계는 지금 이 순간에도 조금씩, 하지만 분명하게 자라나고 있어요.

다음 개발일지도 기대해 주세요. 저희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

— 팀 벨라도나, 효니 & 판테라